정목사님 그리고 사모님!

먼저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지난번 한국 방문시에 초청해 주시고 극진히 대접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양지교회 성도들도 목사님과 사모님을 닮아 순수한 믿음을 가지신 것을 보았습니다. 목사님 내외분께서 뿌리신 씨앗들이 아름다운 열매들로 나타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부족한 종이 이곳 남아공에 도착한지도 벌써 7주가 되었습니다. 저희 내외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남아공 비자를 받아 5월 21일에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African Leadership이라는 선교센터를 통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날 아침, 나성영락교회에서 답사차 먼저 도착해 계신 두 분의 장로님과 더불어 다음 날부터 선교지를 바쁘게 다녔습니다. 

선교지들을 둘러보며,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마지막으로 할 일들을 주셨다는 것을 많이 느끼며 감사했습니다. 

낮에는 선교지 방문으로 바빴고, 도착후 4주간 머물던 선교관이 인터넷은 물론, 전화기 전파도 잘 연결되지 않아 숙소에 돌아와서도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없어서 이제야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나성영락교회의 장로님들께서 떠나시고 난 후에, 서둘러 자동차와 집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감사하게도 자동차와 집을 4주 전에 구하게 되어서 이사를 했습니다. Somerset West라는 지역인데, 이곳에 올 때에 아무런 살림을 가져오지 못해 기본 살림이 갖추어진 집을 일단 6개월간 렌트했습니다. 

Somerset West는 제가 사역하려고 하는 빈민촌인 칼리쳐(Khayelitsha)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6월 20일부터 각 나라에서 단기선교팀의 방문이 시작되었습니다. 

6월 20일-7월 2일까지 한국 영남중보기도학교에서 7명이, 

7월 1일부터 현재는 캐나다 캘거리 Good Tree교회에서 9명의 청년들이 와서 수고하고 있습니다.

10월 중순까지 이런 단기선교팀들의 일정들로 꽉 차 있으며, 저는 이분들을 선교현장과 숙소로 모시고 다니며 안내하며 돕고 있습니다. African Leadership에서 함께 일하는 선교사가 10명정도 되지만 각자 선교현장에서 바쁘게 지내는 관계로, 이곳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많은 것들이 낯설고 서투르지만 제가 단기선교팀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한국팀이 떠나고 나서 다음 날인 지난 목요일에는 캘거리 선교팀과 함께 칼리쳐 신학교에서 현지인 coordinator(칼리쳐에 사는 흑인들로 그동안 전도와 훈련을 통해서 지도자가 된 분들)들과 아침 기도회를 하고 교회학교 중 한 곳에 갔습니다. 

비가 조금 내리는 날씨였는데 도착해서 보니 이미 4x12m 남짓한 교회 건물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꽉차 있었습니다. 언뜻 세어보니 130명 정도는 족히 되었습니다. 어떻게 그 좁은 공간에 그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있을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찬양소리가 양철로 만들어진 교회당 바깥으로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이곳 칼리쳐에 African Leadership을 통해서 세워진 교회학교는 120여개가 됩니다. 그런데 이들을 돌볼 선생님과 모일 장소가 부족해서 교회학교가 평일에도 일주일 내내 이곳 저곳에서 모이고 있습니다. 한 교회학교당 평균 50명, 많게는 100명 정도의 아이들이 모여 전체적으로 5,000-6,000명 정도의 아이들이 매주 모이고 있습니다. 

이곳 교회학교의 형편을 대충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제가 처음 칼리쳐를 방문한 날이 이곳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교회학교를 한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교회학교가 정해진 건물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 공터를 돌아다니며 하는 것이라 어렵사리 찾아갔더니 아씨씨포라는 이름의 19살된 여자 청년이 허름한 골목에서 한 아이를 데리고 “Sunday School!”을 외쳤습니다. 주일에 모이는 것이 아닌데도 그냥 그렇게 영어로 또 이곳 현지인들의 언어인 코사어로 번갈아 외치며 골목을 돌았습니다. 옛날 우리나라의 노방전도를 회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외치며 동네를 한바퀴 돌았더니 150명정도의 아이들이 따라왔습니다. 그 아이들을 동네 공터에 모아놓고 찬양하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제 19살된 여자 청년이 하고 있는 일인데 이 청년은 이런 교회를 16개를 하고 있습니다. 칼리쳐 안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사역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찬양하고 예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과자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과자가 한 봉지에 48개들이 두 봉지밖에 준비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매주 두 봉지씩 준비한다고 합니다. 결국 50여명의 어린이들은 과자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아씨씨포가 하는 말이, 보통 100명 미만으로만 모아서 교회학교를 한다고 합니다. 더 이상 설명도 하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지만 과자를 살 돈이 부족해서인 것 같습니다. 

과자 한 봉지에 한국 돈으로 3천원정도 한다고 합니다. 계산해보니 과자 한 개당 60원입니다. 60원이면 한 명의 어린아이를 교회학교로 인도할 수 있는데 재정 형편상... 그리고 가르칠 선생님이 없어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날 교회학교 아이들에게 제가 과자를 나누어줬는데, 빈손으로 가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뒤로한 채 칼리쳐를 떠나오는 제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그 다음에 다른 교회학교에 방문했을 때에 모인 아이들의 숫자를 확인해보니 110명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칼리처 동네로 들어가 길거리에서 파는 오렌지를 10봉지를 샀습니다. 한 봉지에 평균 12개 정도 들어 있었는데 이곳 돈으로 70랜드를 지불했습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해보니 7,000원입니다. 지금 이곳은 오렌지철이라 오렌지가 맛있고 상당히 쌉니다. 예배가 끝나고 큼직한 오렌지를 하나씩 들고 환하게 웃으며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기뻐했습니다. 

7주간을 보내면서 느끼는 것은, 이곳은 복음 전도의 황금어장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참 순수합니다. 물론 가장 위험한 지역이기도 합니다만 기도하며 복음을 전할 때에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목사님! 

부족한 저와 아내가 선교의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목사님과 사모님의 기도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곳 사역에 대해서 전해드릴 소식이 많이 있지만 일단 잘 도착했다는 안부와 함께 간단하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다음 소식을 전해 드릴 때까지도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목사님과 가정, 그리고 양지교회 모든 교우들 위에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남아공선교사 강희원 권향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