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사랑과 기도에 감사드리며

너무 오랫동안 소식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느새 2010년의 마지막 달을 맞이했습니다. 시간이 무섭도록 빠르게 우리 곁을 지나갑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면서 불확실한 일들이 확실해지기를 기다리면서2010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09년 가을학기에도 서울대 간호대학에서 청소년흡연예방연구를 계속하였습니다. 보건대학원에서의 청강, 서울대와 경희대에서 간호학 강의를 하면서 한국의 간호교육의 현장을 만나 경험하고, 돌보던 제자 ㅁ영, ㅇ주, ㄱ복이도 만나면서 함께 좋은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동역하고 있는 양지교회 정연진목사님도 찾아 뵙고 교제하며 교회에 사역보고도 하였습니다.

캄보디아 라이프 대학 강의 (2010년1월8-29일) 요청을 받고3주 동안 강의를 했고, 마지막 날에는 40명의 학생들에게 4영리를 전했습니다. 전기, 수도, 화장실을 보유한 가정이 8%인 가난, 35년 전 인구 약 1/3이 몰살당했던 참혹한 현장을 돌아보면서 인간의 악함과 무력함에 전율하였습니다. 

미국에서 4개월. Johns Hopkins 대학에서 평양과기대에 들어갈 준비를 하며 미국 간호교육의 변화와 흐름을 읽고, 어눌해진 영어도 향상시키고자 2월에 미국에 들어갔습니다. 멘토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던 중 천안함 침몰사건이 일어났고, 세계기독간호선교회를 통해 평양과기대에 개교 준비를 위해 들어갔던 사람들의 철수 소식과 더불어 개교가 불분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계명대가 간호선교사 양성을 위한 석사학위과정을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영어강의가 가능한 외국인 교수를 모집하고 있으니 지원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4월에는 기도와 헌금으로 후원하고 있는 플로리다 너발소망침례교회의 초청을 받아 간증을 하였고(2-4일), 텍사스로 이동하여 예수님을 만난 후 변함없는 열심으로 주님을 섬기며 가정을 열어 제자를 세우고자 애쓰고 있는 정화자매를 만나 서로 돌아보며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였습니다. 

학회참석차 캘리포니아에 온 제자 문정이를 만나 교제하고, 놀랍게도(?)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ㅎ룡이를 만나서 (지난 편지에 소개한 제자) 말씀 안에 굳게 서서 두렵고 떨림으로 주 앞에서 의롭고 정직하게 살아야 함을 강력하고 간절하게 부탁하였습니다. 

5월15일에는 조카의 결혼으로 버지니아에서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풍성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강희선교사가 10여년 전에 제안하였으나 이루지 못했던 일 – 아버지 박문희장로장학재단설립–을 온 가족이 만장일치로 결정하여, 신앙의 축복을 유산으로 받은 자손들이 힘을 모아 제3세계 가난한 전도자들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한국에서. 계명대 총장면접을 위해 6월말에 한국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면접 때 평양과기대의 문이 다시 열리면 들어가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것이 문제가 되어 싱겁게(?) 끝이 나버렸습니다. How can we understand the road we travel? It is the LORD who directs our steps. 사람의 가는 길을 여호와께서 인도하시니 사람이 어찌 자기 앞길을 알랴!(잠언 20:24).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진리입니다. 최종면접은 절차상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었기에 황당하기도 했지만 일을 이루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다시 한번 경험하였습니다.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믿음이 필요할 때 7월3일 아침에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 네가 가야만 할 그 길로 네 걸음을 인도하시리라. Seek His will in all you do, and He will direct your paths (Proverbs 3:6).

다음 걸음을 위해 주의 뜻을 기다리며 한국에서 머물 곳을 찾으면서 선교사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음을 체험하며 때로는 비감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아들로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며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늘 저를 아껴주고 격려해주시던 세계기독간호재단 이죽자이사님의 배려로 숙식문제가 해결되어 연구논문 쓰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8월부터는 오래전에 함께 성경을 공부했던 좋은교회 오신석목사님의 요청으로 중고등부와 청년대학부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타르간호대학에서 강의요청이 있어 다녀왔습니다(11.20-12.4). 언어도 다르고, 신앙적인 이야기도 할 수 없어서 답답했지만 저를 통해 그리스도의 모습이 드러나기를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존 멕스웰은 성공의 정의를 “하나님을 알고, 나를 향한 그 분의 소원을 아는 것이다. 내가 가진 최대한의 가능성을 키우며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씨 뿌리기이다”라고 했습니다. 그 땅에서의 저의 수고가 누군가의 삶에 유익을 주는 씨 뿌리기가 되었기를 소망합니다. 

20년 전에 제가 조카에게 보냈던 편지를 다시 볼 기회가 있어 읽으면서 새롭게 본질을 붙잡게 됩니다. 

“평생을 한걸음으로 달려갈 목표가 있는 사람, 하나님의 비전과 일치된 비전을 가진 사람, 하나님이 생의 원천인 사람, 하나님께 전 생을 던져버린 사람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 길에 후회와 회한, 진정한 실패란 있을 수 없다” (1990.10.6). 

때때로 마음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시대의 선지자, 하나님의 사람 토저’의 저서들을 만난 것도 특별한 감사의 제목입니다. 주님 한 분 만으로 만족하고, 감탄하고, 열광하며 살 수 있는 은혜를 구합니다.

“본래 인간은 무엇인가를 높이고 그것에 감탄하면서 살도록 만들어졌다. 실제로 사람들은 그런 본성에 따라 그렇게 살고 있다.…어떤 사람들은 모든 것에 감탄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에도 감탄하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잘못된 것에 감탄한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에게 찾아 오셔서 “나는하나님이다. 나를 보고 감탄하고 열광하라”라고 말씀하신다” <예배인가, 쇼인가?> Tozer.

제게 내일을 위한 준비와 재충전의 필요했음을 인정하고 믿음으로 끊임없이 기도와 재정으로 후원해 주신 신실한 동역자들께 감사를 드리며, 29세의 나이로 순교한 짐 엘리엇 선교사의 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제 삶이 하나님을 아는 가치를 드러내는 전시품이 되게 하소서.

젊음은 지나가는 것이다. 명성도, 자기 만족도, 쾌락도, 그리고 물질도 결국은 붙들고 있을 수 없다.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사람은 절대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He is no fool, to lose what he cannot keep, to gain what he cannot lose). …

저는 오래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다만 주 예수님처럼 꽉 찬 삶을 원합니다. 주의 뜻을 이루는 일에 제 삶이 쓰임 받기를 소원합니다. 주여, 나를 불태워 주옵소서! 제 삶을 주의 영광을 위해 태워주옵소서”. 

제가 하나님을 비전으로 삼고 마지막까지 그 분의 손에 붙들려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어떤 순간에도 주님보다 앞서지 않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평화의 왕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계절입니다.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하시리라” – 임마누엘의 은총과 기쁨이 차고 넘치시기를 기도하며, 샬롬! 2010.12.15 박순복 드림


주님 보배 사랑존경하는 박순복선교사님! 
 
   주님의 평안과 축복을 전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참 반갑습니다.
   북한에 가지 않아 이번 연평도 사건을 당하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더욱 꼭 필요한 현장 몽골에서 사역하시니 격려를 보냅니다.
 
   늘 그러했지만 어려운 여건에서 강건하시기를 바라고
   선교사님의 소원대로  주님이 드러나기를 기도드립니다.
 
   늘 당하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반드시 주님을  의지하는 우리 대한민국이 
   승리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잘 마치고 반가운 모습 뵙기 원합니다.

   우리 가족과 교우들의 사랑과 기도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양지에서 정목사 드림

Subject: 몽골에서
Date: Fri, 26 Nov 2010 06:30:42 -0500
From: soonbok park <psalmpark@gmail.com>
To: 정연진 목사님 <aydd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