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진목사님과 양지교회 당회원 및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먼저 윤목사님의 양지교회 부임을 축하드립니다. 정연진목사님의 퇴임은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담임목사님의 부임소식은 알지 못해 선교소식을 전해드릴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윤목사님께서 소식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윤목사님께서 저에 대해서 생소하실지 같아 간단한 저의 소개와 선교 사역을 전해드립니다.

저는 총회장 육순종 목사님과 같은 신학교 동기로 약 20년간 한국(안양중앙교회, 정락교회)과 캐나다(광야교회, 에덴교회)에서 한인 교회를 섬겨오다가, 남은 생애를 복음을 듣지 못해서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2014년 5월에 남아공으로 가게 되었고 2015년 2월부터 목회자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오랜 세월동안(1948-1994) 백인 정권에 의한 인종차별정책(Apartheid)으로 인하여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흑인과 혼혈인들이 어려움을 겪어온 나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아공을 여행하며 아름답고 경제적으로도 풍부한 나라로 이해하며, 그리고 남아공이 기독교국가라고도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인구의 10%에 해당하며 남아공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백인들에 국한된 것이며, 인구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흑인과 혼혈인들은 지극히 가난한 상태에서 약 3%정도만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흑인 교회를 이끌어가는 목회자들의 평균 학력은 중학교 2학년 정도, 그리고 목회자들의 95% 정도가 목회를 위한 기본적인 신학교육이 전무한 상태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남아공 흑인들에게는 수천 개의 기독교 교단과 종파들이 난립하여 있지만 교회 지도자들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에는 경제적 여건 등 여러 제약이 많이 따르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에 저는 2015년 2월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목회자 훈련을 시작해 왔고 2018년까지 Zwelihle, Mossel Bay, Wynberg, Gansbaai, Botrivier, Stanford에서 약 100여명이 이 과정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좀더 체계적인 교육을 위하여 2017년 2월에 디바인워드 신학교(DivineWord School of Theology)를 세웠습니다. 신학교 이름은 졸업생들에 의해서 지어졌습니다. 본 신학교는 한 곳에 건물을 세우고 학생들을 모집하여 훈련하는 기관이 아니라 곳곳의 흑인 마을을 찾아다니며 마을마다 그 마을 이름을 딴 캠퍼스를 세워 목회자들을 모으고 훈련시키는 학교입니다. 본교의 훈련은 10권의 교재를 가지고 2년 과정으로, 현재는 Zwelihle(즈웰리쉴레)와 Mossel Bay(모슬베이)에서캠퍼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몇 년 지내면서 보니, 한동안 열심히 사역을 하던 선교사가 떠나면서 하던 사역이 멈추어지고 따라서 선교지가 피해를 입는 것을 보면서 저는 목회자 훈련 사역을 현지인들이 운영하게 함으로 제가 없더라도 목회자 훈련이 계속 지속되도록 하는 일을 위해 기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실험적으로 캠퍼스 한 곳(Wynberg Campus)을 현지인들에 의해서 시작하게 하고 이끌어가게 했는데결국 중간에 그만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유는 경제적인 것입니다. 남아공에 목회자 훈련을 위해서 캠퍼스 한 곳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재와 장소대관, 그리고 강사료를 포함하여 월 $300 정도가 필요한데 학생들의 경제적 형편이 너무나 열악하기에 그들로부터 수업료를 받아 캠퍼스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아프리카에서 목회자 훈련은 외부에서의 경제적인 도움이 있어야 지속과 확장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즈웰리쉴레 캠퍼스는 특이한 캠퍼스입니다. 즈웰리쉴레는 제가 살고 있는 Hermanus에 위치한 흑인 마을 이름인데 이곳에 Fountain of Victory라는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서 일자리를 찾아 내려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교회입니다. 약 6개국 사람들이 모여 예배드리며 교인 숫자는 200명 정도가 됩니다만 교인들이 가난해 담임목사님이 주중에 5일간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즈웰리쉴레 캠퍼스의 학생들은 이 교회 교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졸업 후에 각자 나라로 돌아가 목회를 하려는 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즈웰리쉴레 캠퍼스는 아프리카 전역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베이스켐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Fountain of Victory 교회는 말라위에서 온 Francis라는 목사님이 약 9년전에 개척한 교회이고 프란시스 목사님은 저희 신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신학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프란시스 목사님이 말라위에도 신학교를 세워 줄 것을 부탁해 왔지만 시작을 위해서 제법 큰 재정이 필요한 일이라 미루어왔는데 재정보다는 “너희는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말씀에 따라 얼마 전부터 그 일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의 최빈민국가로 그 나라 목회자들 역시 대부분이 성경을 배운 적 없이 목회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현재 말라위 정부에 신학교 등록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제가 남아공으로 떠날 때에 후원자나 후원교회 한 곳 없이 단순히 복음 전파에 대한 급한 마음으로 떠났는데 양지교회가 첫 후원교회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양지교회의 꾸준한 후원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고 저에게 양지교회는 후원교회라기보다는 선교동역교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내년 4월경에 한국을 방문하려고 합니다. 방문하기 전에 목사님께 연락드리고 교회를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남아공과 말라위에서 목회자 훈련을 위한 신학교가 잘 세워지고 운영되어 갈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윤목사님과 양지교회 당회원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께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게 임하시기를 기도하며 남아공 강희원 선교사 드립니다.

2019년 10월 24일 강희원 선교사